Z세대는 왜 키링에 빠졌을까? 가잼비 소비의 대표 사례

 

 

최근, 카페나 서점, 심지어 박물관에서도 키링 판매대 앞에 줄을 서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어요.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헌터스'가 인기를 끌면서 까치 호랑이 배지가 품절되는가 하면, 브랜드 키링부터 캐릭터 키링까지 다양한 종류가 쏟아져 나오고 있죠. 작고 저렴한 키링이 왜 이렇게 인기를 끌고 있을까요? 이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Z세대의 새로운 소비 패턴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산리오 캐릭터 인형 키링> 출처: 쿠팡

1. 가성비보다 '가잼비'

과거 소비의 핵심 키워드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였다면, 지금은 '가잼비(가격 대비 재미)'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Z세대는 물건을 살 때 실용성보다는 그것이 주는 '즐거움'과 '만족감'을 더 중시하죠.

 

'키링'이 바로 이런 가잼비 소비의 대표 사례예요. 실제로 열쇠를 걸기 위한 용도보다는, 가방에 달아두고 볼 때마다 기분 좋아지는 '감정적 가치'를 위해 구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거든요. 5천 원에서 2만 원 사이의 키링으로 얻는 작은 행복이, 수십만 원짜리 명품이 주는 만족감 못지않게 중요해진 거죠.

2. 키링이 가진 정서적 역할

키링은 작지만 강력한 정서적 역할을 합니다.
그저 '장식'이 아닙니다.

<로제와 라부부 키링> 출처: 머니투데이

• 첫째, 추억의 보관함 역할을 해요.
  여행지에서 산 키링은 그 순간의 감정을 고스란히 담아두며, 볼 때마다 특별한 기억을 떠올리게 하죠.
• 둘째, 취향을 드러내는 도구로 활용됩니다.
  좋아하는 캐릭터나 브랜드의 키링을 통해 자신의 개성과 취향을 은밀하게 표현하는 거예요. 옷이나 가방처럼 직접적이지 않지만, 아는 사람은 알 수 있는 소소한 시그널을 보내는 것이죠.
• 셋째, 일상 속 기분전환의 역할도 합니다.
  출근길이나 업무 중 가방에 달린 키링을 만지작거리거나 보면서 잠깐의 '위로'와 '즐거움'을 얻어요.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인에게 키링은 작은 힐링 아이템이 되고 있는 거죠.

3. 브랜드 키링/굿즈 키링이 인기 있는 이유

<라부부 키링(왼쪽) / 모남희 키링(가운데) / 젤리캣 키링(오른쪽)>출처: mrs.miyagi_au인스타그램/모남희 인스타그램/지수 인스타그램

 

브랜드나 캐릭터 키링이 특히 인기를 끄는 이유는 '소속감'과 '정체성 표현' 때문입니다. 좋아하는 브랜드의 키링을 가지고 있으면 그 브랜드의 팬이라는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고, 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들과의 연결고리 역할도 하죠.

 

또한 브랜드 키링은 본격적인 제품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그 브랜드를 '소유'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해요. 명품 가방은 살 수 없어도 그 브랜드의 키링은 살 수 있고, 이를 통해 브랜드와의 접점을 만들어가는 거죠.

 

특히, K-pop 아이돌이나 애니메이션 캐릭터 키링의 경우, 팬덤 문화와 결합되면서 단순한 굿즈를 넘어 '덕질'의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한정판이나 특별 에디션 키링은 수집 욕구까지 자극하며 더 큰 인기를 끌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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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케이팝 데몬헌터스' 인기로 살펴보는 굿즈

<조선시대 민화 호작도> 출처: 나무위키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케이팝:데몬헌터스(KPop Demon Hunters)'가 큰 인기를 끌면서, 관련 굿즈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조선시대 민화 '호작도'를 모티브로 한 호랑이 캐릭터 '더피'와 호랑이 머리 위의 눈 세 개 달린 까치 '서씨/수지' 캐릭터가 인상적이죠.

 

<넷플릭스 공식 굿즈 더피 인형(왼쪽)/케데헌의 진우 영어 더빙 역의 배우 안효섭과 더피인형(오른쪽)>출처:넷플릭스/안효섭 인스타그램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호랑이와 까치 캐릭터(왼쪽)/국립중앙박물관 까치 호랑이 배지(오른쪽)> 출처:넷플릭스❘국립중앙박물관

 

흥미로운 점은 넷플릭스에서 공식적으로 출시한 굿즈는 큰 더피 인형 정도에 그치고 있지만, 이전부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호작도를 배지로 만든 굿즈가 품절 사태를 일으키고 있다는 거예요. 뿐만 아니라, 갓 키링, 갓 책갈피 등도 함께 품절되고 있습니다. 현재 국립중앙박물관 뮷즈 온라인숍은 일 평균 방문자 수가 26만명이라고 하는 것을 보면 높은 인기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이는 소비자들이 원작의 문화적 가치와 현대적 재해석을 모두 추구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전통 문화유산인 호작도가 현대적 캐릭터로 재탄생하면서, 젊은 세대들이 우리 문화에 대한 자부심과 재미를 동시에 느끼는 계기가 되고 있어요. 키링/배지 하나로 전통과 현대, 교육과 엔터테인먼트가 만나는 새로운 소비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는 거죠.

 

참고로 지금 국립중앙박물관의 '까치 호랑이 배지'는 7월 11일 재입고가 다시 된다고 합니다. 이보다 더 빨리 배지를 받을 수 있는 방법도 있는데요. 국립중앙박물관은 7월 7일(월)부터 11일(금)까지 '새 나라 새 미술: 조건 전기 미술 대전' 일일 관람객 중 선착순으로 최대 50명에게 '까치 호랑이 배지'를 포함한 키링 등을 증정한다고 합니다.

 

네이버 예약 :: 새나라 새미술: 조선 전기 미술 대전

 

5. 1인 가구, 출퇴근, 일상 속 소유욕을 충족하는 가장 작은 소비

1인 가구가 증가하고 개인주의 문화가 확산되면서, 사람들은 작지만 확실한 소유의 만족감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키링은 이런 욕구를 충족하는 가장 작고 부담 없는 소비예요.

 

출퇴근길에 가방에 달린 키링을 보며 얻는 작은 위로, 새로운 키링을 샀을 때의 설렘, 친구와 서로 다른 키링을 보며 나누는 대화까지. 키링은 일상의 작은 순간들을 더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죠.

 

<일상 속 키링> 출처: 머니투데이

 

또한 키링은 공간의 제약이 큰 1인 가구에게 최적화된 소비 아이템이기도 해요. 큰 장식품이나 수집품을 둘 공간은 없지만, 키링은 가방이나 열쇠고리에 간단히 달아둘 수 있어 실용적이거든요.

 

경제적으로도 부담이 적어 충동구매를 하기 쉽고, 실패해도 크게 아깝지 않은 가격대라는 것도 키링 소비를 부추기는 요인입니다. 하나둘 모이다 보면 어느새 다양한 키링 컬렉션을 갖게 되고, 이는 또 다른 소유의 즐거움을 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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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키링'은 단순한 장식이 아닌 '나를 드러내는 감정형 소비'의 예

키링 열풍을 단순한 유행으로 치부하기엔 그 이면에 담긴 의미가 깊습니다. 키링은 Z세대의 새로운 소비 패턴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예요. 실용성보다는 '감정적 가치'를, 소유보다는 경험과 표현을 중시하는 세대의 특징이 고스란히 드러나죠.

 

키링 하나로 자신의 취향을 드러내고, 추억을 간직하며, 일상에 작은 즐거움을 더하는 것. 이는 단순한 장식이 아닌 '나를 드러내는 감정형 소비'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키링과 같은 소형 굿즈 시장은 계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돼요. 브랜드들도 이런 트렌드에 주목하여 소비자들의 감정과 취향을 자극하는 다양한 키링 상품을 출시하고 있거든요. 작지만 강력한 키링의 힘, 이것이 바로 가잼비 시대의 새로운 소비 문화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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